[야권 빅뱅] 安 따라갈 사람은 누구… “결행만 남았다” 동조탈당 움직임 확산

입력 2015-12-13 21:3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탈당을 선언하자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동조 탈당’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사이의 균열이 결국 분당으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당장 안 의원이 공동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이 제일 먼저 탈당을 예고했다. 문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5일 오전 탈당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며 “함께할 다른 의원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에 5명에서 10명 정도 더 탈당할 수 있다”며 “12월 말까지는 20여명이 탈당해 교섭단체를 따로 구성할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당무감사를 거부해 징계 대상으로 지목된 황주홍 의원도 탈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황 의원은 “이번 주에 탈당할 것”이라며 “주변사람들과 상의해 구체적인 시점을 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문재인 대표를 성토하는 글을 올려 탈당 명분도 쌓았다. 황 의원은 “(문 대표가) 대권 욕심에 거의 눈이 멀어가고 있다”며 “우리 야당사에서 역대 최악의 지도자”라고 썼다. 이어 “(문 대표의 혁신안은) 반대파에 대한 일종의 ‘집단 테러’이자 ‘친위 쿠데타’에 진배없는 것”이라며 “가망 없는 ‘대권병’을 속히 치료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황 의원과 함께 징계 대상자에 오른 유성엽 의원 역시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탈당이 불가피하다면 결행도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우리 정읍시민들의 뜻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뒤 안 의원 대선캠프에 합류한 ‘전적’이 있는 송호창 의원도 탈당 1순위로 분류된다. 비주류 모임인 구당모임 소속 의원들 역시 탈당 가능성이 높다. 이 모임에는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안 의원과 대선 당시 ‘진심캠프’를 함께했던 원외 인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 박선숙 전 의원 등은 지금도 안 의원의 정치적 동반자로 분류된다. 그 외에도 홍석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과 박인복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 등도 안 대표의 홀로서기에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안 의원이 어떤 형식이 됐든 신당 세력들과 함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못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원칙적으로 모든 신당 세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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