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가칭 ‘국민회의’가 서울 영등포구 여성플라자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신당 창당 속도감을 높였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날 천 의원은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돼 야당에 맹폭을 날렸다.
천 의원은 13일 국민회의 발기인대회에서 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이 오랫동안 사랑하고 정을 줬던 그 야당은 망해버렸다. 오늘은 새 당이 태어나는 생일이자 그 야당의 사망선고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야당은 자기 한 몸 잘 먹고살겠다는 자영업자라고 불리는 것조차 과분하다. 국민의 가슴 속에 야당은 없다”고 공격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야당은 ‘여왕’에게 쩔쩔매는 저따위 ‘2중대’ 야당이 아니다. 가짜 야당을 먼저 무너뜨릴 때 비로소 독재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지금부터 우리가 시작하는 건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혁명, 망한 야당을 갈아치우는 선거혁명”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이순신 장군이 돼 물길을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천 의원은 발기인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안 의원과)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야당 의원들을 받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이 차이를 넘어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하겠다”면서도 “기존 낡은 판에서 루저(패배자)가 돼서 나온 사람들은 함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발기인대회에는 김성호 김종배 유원일 염동연 장세환 전 의원 등 발기인 560여명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 정대철 상임고문과 유성엽 의원도 함께했다.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한 야권 인사는 “문재인 대표가 결단하고 야권의 대통합을 이뤄 내년 총선과 그 다음 정권교체를 대비했었어야 했는데 그 길을 외면해 파열음을 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회의는 발기취지문을 통해 ‘확고한 개혁적 가치와 노선에 기반한 강한 정당, 승리하는 정당, 기득권에 결연히 맞서는 정당, 정치혁명을 이끌 정당’으로 당 성격을 밝혔다. 또 불안·불공정·불평등의 ‘3불 사회’ 병폐 해소를 당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국민회의는 지금까지 발기인들이 갹출한 회비가 3억4900만원가량에 이른다고 밝혔다.
창당추진위는 앞서 지난 9일 당명을 ‘국민회의’로, 당의 상징색은 오렌지색으로 정했다. 천 의원은 국민회의의 공식 창당을 내년 1월로 예정하고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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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3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