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철수 작전’ 야권 빅뱅… 새정치 탈당 공식선언

입력 2015-12-13 21:38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단호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 내내 ‘문재인 대표 체제’의 당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동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호남과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도미노가 예상돼 제1야당이 정계개편 ‘태풍’ 속으로 빨려들어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안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한 책임론 등을 두고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야권 ‘빅뱅’으로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기자회견문 제목은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였다. 그는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탈당 결심 이유로 집권 가능성이 없는 새정치연합을 들었다. 그는 “지금 야당은 국민께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 세상을 바꿀 수도,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지도 못한다”며 “저는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을 비판하면서도 정부·여당과는 각을 세웠다. 그는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면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께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독자세력화 의사도 밝혔다. 안 의원은 “정권교체가 시작”이라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문재인 대표와 통화하며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압박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했다. 총선 출마 여부, 신당 창당 등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지만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 직후 페이스북에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친다”며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 승리에 이르는 새정치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새정치연합은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러우며, 소속 의원과 당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이 탈당을 강행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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