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대체 용병 모로즈(28·사진)가 성공적인 국내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프로배구는 또 한명의 세계적인 거포의 가세로 한층 풍성한 시즌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출신인 모로즈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전에서 양팀 최다인 30점을 기록하며 3대 1(19-25 27-25 25-17 25-22)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손 등 골절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산체스(쿠바) 대신 지난 8일 입국한 모로즈는 3일간의 팀 훈련만 갖고 처음 출전했다. 첫 세트에서 세터 한선수와의 호흡 불일치로 6점에 그치며 지난 시즌 러시아 로코모티브에서 함께 뛰었던 현대캐피탈 오레올(8점)에 비해 이렇다할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205㎝의 장신을 앞세운 강타로 경기 흐름을 단번에 가져오며 팀 에이스로의 입지를 굳혔다. 타점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빠른 스윙과 힘으로 때리는 강타는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을 농락하기에 충분했다.
경기 전 “코트에서 실력으로 말하겠다”고 했던 그는 1세트 공격성공률 46.15%를 2세트에서 53.16%로 끌어올렸다.
모로즈는 득점할 때마다 다양한 세리머니로 팀 사기도 북돋웠다. 2세트를 27-25로 이긴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는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는 틈을 타 김학민, 모로즈가 공격을 주도했고 유효블로킹을 잘 살려 반격 성공률도 높았다. 초반 10-5까지 달아난 대한항공은 12-6에서 모로즈가 첫 서브에이스까지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후위공격 9점, 블로킹 3개를 기록한 모로즈는 서브득점 2개만 더 보탰으면 데뷔 무대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뻔 했다.
모로즈는 4세트 20-19에서 강력한 후위공격으로 승기를 잡은 뒤 24-22 매치포인트에서 퀵오픈 성공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4연승에 도전했던 현대캐피탈은 오레올(17점)의 부진으로 올 시즌 대한항공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홈에서 체면을 구겼다. 10승6패의 대한항공은 승점 30으로 삼성화재(10승6패·29점)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대한항공, 새로운 날개 달고 재이륙… 부상 산체스 대체로 모로즈 영입
입력 2015-12-13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