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장은 2015년 12월 13일 0시부터 서울역 고가 폐쇄를 명령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0시를 기해 서울역 고가차로 폐쇄를 선언하자 회현동에서 서울역 고가 방향으로 달려오던 차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1970년 산업화 시대의 상징으로 등장한 서울역 고가차로가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고가차로 폐쇄 첫날인 13일 서울역 고가로 이어진 각 램프(진입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차량들이 서울역 교차로나 숙대입구 교차로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휴일이어서 큰 혼란은 없었다.
관건은 14일 첫 출근길이다. 시내 차량 통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3일 오전부터 고가 진입부에서 교통 통제를 하던 모범운전자연합회 소속 정교훈(74)씨는 “오늘은 괜찮은데 내일 출근길에 차량 통행량이 늘어나면 길이 많이 막힐 것 같다”며 “시민들이 우회로를 적극 이용해야 모두가 불편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리동에서 남대문시장까지 고가차로로 오면 3000원 거리인데 우회도로로 오면 요금이 배가 된다”며 택시 이용객 감소를 우려했다.
남대문시장의 분위기도 고가 폐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아직은 평소와 비슷한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 직원 600여명과 모범운전자 120여명은 서울역 고가 일대에서 교통 상황을 점검하며 우회로가 표시된 안내문을 나눠주거나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했다.
공덕 오거리부터 서울역을 지나 회현 사거리까지 순환 운행하는 8001번 버스 노선도 신설됐다. 이 버스 운전자 김성환(63)씨는 “아직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타지는 않는다”며 “홍보를 위해 현수막도 붙이고 정류소에서는 천천히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2일 오후 4시부터 서울역 교차로에 퇴계로∼통일로 간 직진차로를 신설해 운영에 들어갔고 숙대입구 교차로에도 좌회전 신호를 추가했다. 또 서울역 주변을 지나는 지하철 1·2·4·5·6호선을 14일부터 일주일간 하루 42회 증편 운행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4월까지 고가 안전을 위해 바닥판 철거공사를 시작한다. 남대문시장 쪽 고가 진입로에 있는 보도육교도 내년 4월에 철거한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를 보행도로와 공원으로 재단장해 2017년 상반기에 누구나 걷기 좋아하는 관광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김판 기자 jjkim@kmib.co.kr
서울역 고가 폐쇄, 12월 14일 출근길 혼잡 우려… 좌회전 추가, 대기시간 늘어
입력 2015-12-13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