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역사적인 파리 기후협정이 12일(현지시간) 체결됐지만 이번 합의가 기후변화 방지에 유의미한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장 출신인 저명 기상학자 제임스 한센 박사는 프랑스 파리 기후총회에 대해 “완전 사기”라고 혹평했다. 한센 박사는 1980년대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이 대두되던 초기 미 의회에 출석해 ‘온실가스 효과’가 지구 기온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며 경고한 인물이다.
그는 이번 협정이 타결된 후 공개된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지구 기온 상승폭 목표를 2도로 하고 5년마다 조금 더 잘하도록 시도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허튼 소리”라고 일축했다. “아무런 행동도 없는 의미 없는 말이고 약속일 뿐”이라며 “화석연료가 가장 싼 에너지로 남아 있는 한 계속 소비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한센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만이 유의미한 온실가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금 도입을 제외한 다른 방법으로는 온실가스를 최악의 참사 이전에 충분히 감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 출신의 아이런 켈먼 런던대 교수도 “협약의 의미를 따지기 전에 당장 시간 부족이 걱정된다”면서 감축 대상의 특정과 명확한 기한 설정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어 “파리 협정 내용을 인정하더라도 2020년까지 각 정부가 변화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관련 법제에 대한 의회비준을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 의회 비준에 대해서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파리 기후협정 채택] 역사적 협정 불구 회의론 여전… 美 의회 비준 비관적 전망도
입력 2015-12-13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