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정’이 12일(현지시간) 최종 타결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 하나의 ‘업적’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공화당의 거센 비판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기후변화 대책을 핵심 국정 어젠다로 삼아 관련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기후변화 위협을 인류의 가장 시급한 도전과제로 규정한 오바마 대통령은 일찌감치 2025년까지 정부 및 민간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28%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프랑스 파리 당사국총회를 앞두고는 합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까지 2008년 대비 41.8% 줄이겠다는 방침도 추가로 발표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솔선수범하겠다는 메시지를 세계 각국에 보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30일 당사국총회 연설에서 각 정상에게 할당된 3분을 훨씬 넘겨 무려 14분 동안이나 신(新)기후체제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데 이어 탄소 배출량 세계 1위 국가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3위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별도 회담을 하고 대책을 숙의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날에도 합의문 도출이 난관에 봉착하자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해법을 모색했다. 어젠다 설정에서부터 마지막 합의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모든 것을 챙긴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을 전하면서 파리 기후협정 타결은 그에게 큰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역사적인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이란 핵합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등 굵직한 현안을 매듭지은 상태다. 국내적으로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와 동성결혼 합법화 등 핵심 어젠다를 둘러싼 공화당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다만 이슬람국가(IS) 위협, 끝내지 못한 중동 전쟁, 북한 핵문제가 오바마 대통령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파리서 온 오바마의 연말 승전보 기후협정으로 정치적 승리… 탄소감축 선언 ‘솔선수범’
입력 2015-12-13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