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낮엔 제약회사 영업사원 밤에는 마약 제조·판매

입력 2015-12-13 21:17
빚을 갚기 위해 직접 마약을 만들어 판 전직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택가에 제조시설을 차려놓고 히로뽕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마약 제조책 송모(40)씨와 구매자 박모(49)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원료 공급책 김모(52)씨 등 4명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송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도 안산의 3평 남짓한 빌라에서 10차례에 걸쳐 히로뽕 60g을 제조해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약 2000명이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송씨는 이 중 16g을 박씨에게 800만원에 팔았다.

송씨의 범행은 치밀했다. 폭발성이 강한 황산·벤젠 등을 집에 쌓아놓고 주로 심야에 마약을 만들었다. 판매가 금지된 히로뽕 원료물질 ‘슈도에페드린’은 제약회사 근무 당시 알게 된 김씨로부터 15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익힌 방법으로 히로뽕을 제조했다. 신분 노출을 피하려고 오피스텔 소화전 배전함에 마약을 넣어두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거래했다.

번듯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던 송씨가 마약 제조에 빠진 건 잘못 선 ‘보증’ 때문이었다. 송씨는 “보증 탓에 신용불량자가 된 데다 빚까지 생겨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