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활한 마당놀이가 올해도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은 오는 16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춘향이 온다’를 공연한다.
마당놀이는 넓은 의미에서 야외에서 행해지는 모든 놀이를 가리키지만, 좁게는 연출가 손진책(전 국립극단 예술감독)과 배우 김성녀(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부부가 이끄는 극단 미추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선보였던 한국적 음악극을 지칭한다. 판소리, 무용, 연극이 어우러진 마당놀이는 풍자와 해학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윤문식 김종엽 김성녀 등 마당놀이 스타 3인방의 뒤를 잇는 젊은 배우의 부재 속에 손진책과 김성녀가 잇따라 국립극단과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이 중단됐다. 그리고 4년 만인 지난해 국립극장은 손진책 국수호 김성녀 배삼식 등 마당놀이 원조 제작진을 초청해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산하 예술단체 단원을 중심으로 극장식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를 선보였다.
마당놀이는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는 열린 무대가 특징이다. 국립극장은 액자형의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가설 객석을 삼면으로 설치한 뒤 11m의 대형 천으로 감싸 사방에서 볼 수 있는 마당놀이 무대를 구현했다.
지난해 33일간 26회 공연에서 객석 점유율 99%, 관람 인원 3만1055명이라는 흥행을 기록하자 국립극장은 올해는 58일간 46회 공연으로 늘렸다. 공연 기간과 횟수 면에서 국립극장 작품으로 역대 최장·최다다.
‘춘향이 온다’는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에 올해 한국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풍자를 녹였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대사들이 마당놀이 특유의 뼈 있는 웃음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진책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엔 산하 예술단체 단원들이 마당놀이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연습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한 번 경험한 덕분에 다소 수월한 편이다. 국립극장 마당놀이패의 틀을 갖춰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춘향 역은 민은경과 황애리, 몽룡 역은 이광복과 김준수, 향단 역은 서정금, 변학도 역은 김학용이 맡았다.
국립창극단의 간판배우로 지난해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에서 심봉사 역을 했던 김학용은 “창극은 일반 연극과 마찬가지로 무대 앞 객석을 향해 연기하면 되지만 마당놀이는 사방의 관객을 봐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마당놀이만의 매력이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다가와서 손잡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일은 배우로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16일부터 공연… 웃음 바다에 빠지는 ‘풍자 한마당’
입력 2015-12-13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