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기억팔찌’ 만든 여고생… “수익금 37만원 해군을 위해 써 주세요”

입력 2015-12-13 19:02
경남 김해 제일고 강소희양(왼쪽)이 12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박헌수 함대사령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경남 김해 제일고 1학년 강소희(16)양이 지난 4일 해군2함대에 37만4000원을 기증했다고 해군이 13일 밝혔다. 이 돈은 강양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 팔찌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이다.

강양은 올해 7월 초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동료 학생들이 고무밴드 팔찌를 많이 차고 다니는 것을 보고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용돈을 모은 20만원으로 ‘Battle of Younpyeong 20020629’라는 글귀를 새긴 팔찌 200개를 업체에 주문해 8월 초 스마트 앱 번개장터에 올려 팔기 시작했다. 2002년 6월 29일은 제2연평해전이 터진 날이다. 개당 2500원으로 정하고 고객들에겐 수익금을 해군에 기부하겠다고 설명했다. 친구들뿐 아니라 선생님과 경찰관들도 사줬다. 팔찌 1개를 산 뒤 2만∼3만원을 입금해준 사람도 있었다.

해군2함대는 이 돈으로 작은 ‘소희나무’ 화분을 마련해 고속정 장병 생활관에 뒀다. 고속정 대원들이 이 나무를 보며 국민의 따뜻한 성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군인이나 경찰이 되고 싶다는 강양은 “많은 분들의 정성을 대신 모았을 뿐”이라며 “해군장병 아저씨, 오빠들이 우리나라를 잘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