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났다. 안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신당 창당 의사를 내비쳤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전날 심야 의원총회까지 열어 탈당을 만류했음에도 그는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통합해 새정치연합을 공동창당한 지 1년9개월 만에 결별 수순을 택했다. 문재인 대표의 전격적인 안 의원 자택 심야 방문도 그의 결심을 돌리지 못했다. 문 대표가 마지막까지 ‘혁신전당대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이제 제1야당의 분열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공동대표 시절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탈당을 예고한 마당이다. 문 의원은 “연말까지 최대 30명의 탈당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는 안 의원 하기 나름이다. 다만 안 의원을 따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의원 규모가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에 미달할 경우 20대 총선정국에서 동력을 발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야권의 현실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공고한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해도 새누리당 지지율을 따라잡기 힘든 형국이다. 지금은 야권의 힘을 한곳으로 모을 때이지 분열할 때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겠다”는 안 의원의 탈당 명분은 공허하게 들린다. 그가 야권분열 책임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정치에서 100%는 없다. 문 대표는 중도파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안 연대’라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혁신만 절대선이고, 문 대표의 혁신은 ‘기득권 지키기’라고 하는 것은 자칫 오만이나 독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 안 의원을 끌어안지 못한 문 대표의 리더십이나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았다 해서 탈당이라는 극한 선택을 한 안 의원의 정치력이나 거기서 거기다. 이 지경이니 지지율이 오를 턱이 없다.
물은 엎질러졌다. 갈라선 이상 이제 추한 꼴 그만 보이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게 그나마 야당 지지자에 대한 도리다. 두 세력이 여당과 차별화된 혁신 경쟁을 펼친다면 우리 정치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세력에 그런 능력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부호다. 두 세력이 내년 4월 20대 총선에서 대결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럴 경우 야권의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안 의원도 이를 바라고 탈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새정치연합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설] 결국 쪼개진 야권… 진정한 혁신 경쟁을 기대한다
입력 2015-12-13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