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코너 몰린 文… 위기돌파 승부수는?

입력 2015-12-11 21:37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김지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두 계파가 분당 위기 앞에서도 ‘사생결단’식 권력투쟁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주류 측은 ‘문재인 체제’ 사수를, 비주류 측은 ‘문재인 사퇴’를 위해 전면전을 벌이는 중이다. 파국을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중재안이 나왔지만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개최할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또다시 공방이 벌어졌다. 같은 당 의원들끼리조차 “최소한의 동지애도, 공동체적 유대감도 사라져 버렸다”는 탄식이 나온다.

◇‘읍참마속’ 늦었나, 비주류·중진 文 사퇴 불가피 여론=3선 이상 중진 의원 15명은 11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문 대표 사퇴 후 비대위 구성, 협의를 통한 전당대회 개최 등의 입장을 내놨다. 문 대표와 안 의원 두 사람의 공동 책임 하에 당을 비상지도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수도권 의원 40여명의 중재안과 비슷하다. 하지만 ‘중진안’은 안 의원이 요구한 혁신 전당대회 개최에 훨씬 더 방점을 찍었다.

회동에 참석한 중진 의원에는 비주류뿐 아니라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 범주류 인사도 포함돼 있다. 문 대표가 전날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당적 정리와 측근 인사의 총선 불출마를 밝히며 ‘읍참마속’을 선언했지만 문 대표 사퇴와 전대 개최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셈이다. 문 대표는 혁신 전대가 분열의 전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여러 차례 거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 최고위는 사분오열돼 사실상 기능이 마비돼 버렸다. 최고위원회의는 사퇴한 오영식 주승용 의원뿐 아니라 이종걸 원내대표까지 불참했다. 비주류인 유승희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면전에서 사퇴를 요구하며 “문·안에게 당권을 나눠준다고 (당이) 나아지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추미애 최고위원은 “한국말을 하면서 통·번역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백가쟁명식 당 수습 방안을 얘기하는 것보다 그런 의견이 있다면 따로 조용히 서로 논의해서 수습해 나갈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류 “중진들 황금 지역구 아니냐”, 安 붙잡기 사활=주류 측도 반격에 나섰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의 봉합질서로 회귀해야 할 상황이라면 문 대표 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체제”라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중진들의 비대위 구성과 전대 제안에 대해서도 “비대위가 전대를 협의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진들이 전부 황금 지역구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안철수 붙잡기’도 계속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안 의원에게 공개편지를 띄웠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디 당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문 대표가 내미는 손을 맞잡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최고위는 안 의원이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전폭 수용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안 의원에게 탈당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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