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작품·소장품 4000여점 부경大 기증”… 장녀 이혜선씨 회견서 밝혀

입력 2015-12-11 17:50 수정 2015-12-11 21:54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장녀 이혜선씨(오른쪽)가 11일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에서 천 화백의 작품과 소장품 등 4000여점을 부경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과 개인 소장품 4000여 점이 국립 부경대학교에 기증된다.

천경자 화백의 장녀인 이혜선(70)씨는 11일 부경대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 리더십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머니의 유작 드로잉과 미완성 작품 1000여점, 옷·신발·안경 등 소장품 3000여점을 부경대에 모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화가의 길을 걷게 해 주신 김임년 선생의 자제 윤광운 교수가 근무하는 곳이 부경대이고, 어머니가 그림의 발판으로 삼은 곳이 부산이라는 점에서 부경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시절 천 화백을 발굴해 일본 유학을 권유한 미술 교사가 윤 교수의 어머니다. 이씨는 “어머니가 한국전쟁 피란시절에 부산에서 첫 전람회를 열었다”며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는 드로잉이나 미완성 스케치, 동물과 장미, 인물 등을 그리기 전 항상 스케치에 기반을 둔만큼 미술학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경대는 천 화백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미술관을 대연캠퍼스 내에 2020년까지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60억원을 들여 1320㎡ 부지에 들어서며 전시실과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출 예정이다.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였던 천 화백은 1991년 ‘미인도’ 위작시비 논란을 겪으면서 절필을 선언한 뒤 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나 장녀와 함께 지내왔다. 한동안 생사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8월 6일 뉴욕에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