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과 개인 소장품 4000여 점이 국립 부경대학교에 기증된다.
천경자 화백의 장녀인 이혜선(70)씨는 11일 부경대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 리더십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머니의 유작 드로잉과 미완성 작품 1000여점, 옷·신발·안경 등 소장품 3000여점을 부경대에 모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화가의 길을 걷게 해 주신 김임년 선생의 자제 윤광운 교수가 근무하는 곳이 부경대이고, 어머니가 그림의 발판으로 삼은 곳이 부산이라는 점에서 부경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시절 천 화백을 발굴해 일본 유학을 권유한 미술 교사가 윤 교수의 어머니다. 이씨는 “어머니가 한국전쟁 피란시절에 부산에서 첫 전람회를 열었다”며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는 드로잉이나 미완성 스케치, 동물과 장미, 인물 등을 그리기 전 항상 스케치에 기반을 둔만큼 미술학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경대는 천 화백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미술관을 대연캠퍼스 내에 2020년까지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60억원을 들여 1320㎡ 부지에 들어서며 전시실과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출 예정이다.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였던 천 화백은 1991년 ‘미인도’ 위작시비 논란을 겪으면서 절필을 선언한 뒤 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나 장녀와 함께 지내왔다. 한동안 생사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8월 6일 뉴욕에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천경자 화백 작품·소장품 4000여점 부경大 기증”… 장녀 이혜선씨 회견서 밝혀
입력 2015-12-11 17:50 수정 2015-12-11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