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 걱정하기에 지친 국민들, 분노가 앞선다

입력 2015-12-11 17:55 수정 2015-12-12 14:25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분당을 예상하는 의견까지 나온다. 중진 의원 15명은 11일 모임을 갖고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포함한 중재안을 발표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대표 사퇴를 거론했다. 그러자 문 대표 측은 재신임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다시 대표 흔들기에 나섰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리고 전략공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퇴한 정책위의장 후임 인선을 논의하는 등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5일째 칩거 중인 안철수 전 대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안 전 대표 측은 문 대표로부터 당을 바꿔보겠다는 진정성을 느낄 수 없으며, 각종 중재안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탈당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문·안의 대립은 이번 주말에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탈당 여부가 13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당에서 당권 싸움이야 항용 있는 것이고, 민주 정당에서 정책·노선 갈등은 자연스러운 정치 현상이다. 하지만 작금의 내분은 패거리싸움의 전형이다. 국회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다 찌그러진 야당 내 권력과 특정 지역의 정치 기득권을 놓고 싸우는 꼴이기 때문이다. 선거마다 연전연패하는 야당이 이같이 한심한 상황을 지속시키는데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19대 국회라는 오명은 물론 여야의 공동 책임이긴 하다. 하지만 당내 패거리싸움에만 골몰했던 야당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일부이기도 하다. 야당의 책임이 작지 않다.

안 전 대표가 탈당을 하든 말든, 문 대표가 사퇴를 하든 말든, 그것은 당내 문제다. 이제는 국민들이 지긋지긋해서 관심도 없고 염증만 느낀다. 야당은 이번 주말에 좌우지간 결론을 내야 한다. 그리고 국회로 돌아가 남아 있는 입법 과제들을 끝내고 민생 현장을 챙겨야 한다. 그것만이 돌아선 민심을 붙잡아 총선에서 피해를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