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42)씨는 다운증후군으로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다. 간단한 의사 표현은 가능하지만 비장애인처럼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왼쪽 눈까지 조금씩 안 보이기 시작했다. 각막의 두께가 얇아져 시력을 잃는 원추각막증이었다.
이씨의 어머니인 최모(67)씨는 13일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 9월 원추각막증 판정을 받았다. 당시 너무 속이 상해 내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알코올 중독이 심했던 남편과 오래 전 이혼한 최씨에게 아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자식이었다. 각막이식 수술을 받으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최씨 모자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국고보조금만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최씨 모자에게 최근 희소식이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사장 임석구 목사)이 수술비 300만원을 지원한다는 소식이었다. 수술비는 서울 배광교회(이학성 목사) 등 한국교회가 십시일반 이 단체에 기탁한 후원금이었다.
이씨는 결국 지난 9일 경기도 부천 성모병원에서 각막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상임이사인 조정진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하는 생명나눔운동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시력 장애인에 새빛
입력 2015-12-14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