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호랑가시나무와 티티새

입력 2015-12-11 18:20
호랑가시나무는 성탄카드에 주로 그려진 나무로 호랑이 발톱같이 굵고 뾰족한 가시가 있으며 짙은 초록의 잎사귀에 선명한 핏빛의 열매가 조롱조롱 매달린 나무이다. 이 나무가 성탄카드나 데커레이션으로 쓰이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 면류관으로 사용된 바로 그 나무이기 때문이다. 티티새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실 때 그 분의 아픔을 덜어주려고 이마에 박힌 가시를 일일이 빼낸 작은 새의 이름이라고 한다. 결국 그 새는 피를 철철 흘리시는 예수님의 이마에서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를 빼내다가 그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새벽기도시간, 문득 떠오른 티티새 이야기가 내 가슴에 전율을 일으킨다. 결국 인류의 모든 죄를 십자가로 지시기 위해 낮고 천한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묵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는 그 대속과 희생을 감히 갚을 길 없는 이 죄인이 달리 무슨 할 말이 있을 것인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우주에는 눈이 밝은 사람이 볼 수 있는 별이 오천여개이며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별도 수십억이고 그런 은하계 역시 수십억이 있다하니 실로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그 수많은 별들 중 크고 빛나는 별 하나를 따라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온 동방의 박사들이 그 별 하나만 바라보며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수십만 킬로를 찾아 갈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태어나실 왕께 경배를 드리겠다는 일념 하나였을 것이다. 성탄절기가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의 어원과 진정한 뜻은 모르는 채 흥청망청 즐기는 지구촌의 최대축제로 전락해버린 것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 크리스마스란? 그리스도와 미사, 즉 구세주와 예배의 합성어로 구세주께 예배드린다는 뜻이 담긴 단어이므로 우리들의 생애 모든 날들은 크리스마스여야 할 것이다. 이번 성탄전야엔 모처럼 밤하늘을 보며 우리들 마음 어두운 곳에 크고 밝은 아기예수님의 별빛이 환히 비쳐지기를 기도하고 싶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