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프라이머리(경선) 유권자의 3분의 2가량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발언의 파문에도 트럼프가 독주하는 현 공화당 경선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폴리틱스와 퍼플스트래티지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프라이머리 유권자의 65%가 트럼프의 발언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2%에 그쳤고 ‘모르겠다’는 반응은 13%였다. 특히 조사대상의 3분의 1이 넘는 37%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를 더욱 지지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무소속 성향의 유권자까지 모두 포함한 같은 조사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을 지지하는 응답이 37%였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50%에 달했다.
워싱턴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성 공화당 주류에 대한 강력한 반감 속에서 트럼프가 어떤 언행을 해도 무조건 지지하려는 이른바 ‘트럼프주의(Trumpism)’가 당 저변에 폭넓게 확산돼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외된 중산층의 분노가 트럼프가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주장할 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에 당 지도부까지 비판하고 나서자 또다시 무소속 또는 제3당 출마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ABC방송에 출연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묻자 “(당으로부터)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면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 지지자의 68%가 내가 공화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지지하겠다는 여론조사도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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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이유… 공화 유권자 65% “트럼프 말 맞다”
입력 2015-12-10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