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체첸서도 “충성”… IS, 18개월 만에 ‘테러 허브’

입력 2015-12-11 04:00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무장단체가 아시아의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부터 아프리카의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42개국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러시아, 서방 등의 IS 격퇴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폭력적인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0일(현지시간) 글로벌 통계업체 ‘스태티스타’의 보고서를 인용해 “IS가 현재 아시아의 필리핀부터 아프리카의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42개 국제적 무장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S는 지난달 발간된 경제평화연구소(IEP)의 ‘국제 테러 지수 보고서’에서 확인된 정식 제휴 단체 30개 그룹 이외에 12개의 무장단체로부터 추가적인 지원이나 충성 맹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리비아의 ‘안사르 알샤리아’, 현재는 ‘IS 시나이(이집트) 지부’로 이름을 바꾼 시나이 반도의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튀니지의 ‘오크바 이븐 나파 여단’,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운동’ 등이 테러를 자행한 뒤 IS와의 연계에 의해 수행됐음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의 IS 분파세력들이 알제리나 가자지구 등 기존 무장 세력의 위세가 굳건한 지역까지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IS가 각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영입해 훈련시킨 뒤 세계 각국으로 파견하는 대범한 방식으로 급격히 세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IS가 점령지에서 벌이는 약탈과 원유 거래, 문화재 밀매 등으로 얻은 막대한 자금 덕분이다.

IEP 보고서는 IS와 보코하람 등 각국 내 테러 파급력을 분석해 “현재 세계의 테러리즘은 사상 가장 높은 단계에 있으며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테러 위협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테러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은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중동·아프리카 5개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IS 또는 IS 연계단체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2014년 최악의 테러 단체로 지목된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사실은 IS가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구심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현실을 보여준다. 인디펜던트는 ‘군사훈련과 자금 지원 확보,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대적인 선전전’ 등이 아프리카 테러세력의 맹주로 군림하던 보코하람마저 IS에 그늘로 들어가기를 자청한 이유로 해석했다.

가장 치명적인 5대 테러 단체로는 IS, 보코하람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나이지리아의 ‘풀라니 무슬림 반군’, 소말리아의 ‘알샤바브’가 꼽혔다. 5개 단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전체 테러 희생자의 74%에 달하는 1만844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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