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장 목사 측과 김진홍 원로목사 측 둘로 나뉘어 수년간 갈등을 빚어오던 경기도 구리 ‘두레교회 사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김 원로목사 측이 따로 예배를 드리도록 새 교회를 짓기로 합의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은 이 목사 측이 지원키로 했다.
이 목사 측과 김 원로목사를 지지하는 ‘두레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두바협)’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를 분립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합의문을 통해 “두 교회는 노회나 교단을 탈퇴하지 않고 ‘형제교회’로 남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갈등 과정에서 있었던 상호간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고, 서로를 비방하는 악성 인터넷 게시물과 유인물 등을 전부 폐기하기로 했다. 이 목사 측을 대표한 박영호 장로와 두바협 대표 이영련 장로는 “그동안 한국교회에 염려를 끼친 것을 사과하고 상실했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를 두 개로 분립하면 기존 예배당은 이 목사 측이 사용하게 된다. 대신 이 목사 측은 기존 예배당 인근에 있는 공시지가 20억원 규모의 유치원 부지를 팔아 두바협 측 교회 신축비용을 지원한다. 다만 ‘두레교회’ 명칭을 누가 사용할 지에 대한 문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평양노회장 장창만(남양주 록원교회) 목사는 “명칭 문제 역시 노회 중재를 통해 조만간 마무리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년간 지속되던 양측 간 갈등을 해결하기까진 불과 일주일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10월 평양노회장에 취임한 장 목사는 갈등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양측 대표 4명씩을 한자리에 불러 중재했다. 장 목사는 “한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하는 등 합의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지만 갈등을 계속 이어가선 안 된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두레교회 갈등은 2009년 10월 이 목사가 김진홍 원로목사의 후임으로 청빙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전체 시무장로의 절반(16명)은 ‘두바협’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이 목사가 교인들을 편 갈라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이들을 배제하고 당회를 독단적으로 이끌고 있다”며 비판했다. 최근엔 이 목사에 대해 이단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 원로목사가 배후에서 두바협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2월엔 두레교회 장로가 김 원로목사를 폭행하는 사태까지 빚어졌고, 지난 3월 1일 창립기념예배 때는 두바협이 교회로 몰려가 양측이 대치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6년 끌어온 두레교회 사태, 교회 분립 합의로 매듭
입력 2015-12-10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