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다음 주로 예정된 그룹 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신성장 사업을 담당해 온 최재원 부회장의 수감생활이 길어지면서 관련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 부재의 영향으로 올해 그룹 인사와 조직개편이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CJ헬로비전 인수, OCI머티리얼즈 인수, 일본·사우디아라비아·스페인 업체와의 합작공장 준공 등 각종 인수·합병(M&A)과 글로벌 경영 분야가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답답했던 그룹경영에 일부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최 부회장이 담당하던 신성장 사업에서는 별다른 진척이 없어 이번 인사와 내년 성장전략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문제가 됐다. 결국 신성장 사업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룹 전체 인사를 크게 흔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력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 부회장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자원 확보와 친환경 발전소 확대,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성장동력원 발굴을 담당하면서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주도했었다. 실제로 2010년부터 친환경 셰일가스에 주목한 SK그룹은 최 부회장 주도로 가스전의 조기 확보를 위해 애를 썼지만 지난해 9월에야 가까스로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가스전을 인수할 수 있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연료전지의 핵심인 분리막(LiBS) 기술을 세계 3번째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음에도 지난해 11월 독일 콘티넨탈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무산됐다. 이라크 재건 참여 사업도 답보 상태다. 최 부회장은 2009년 방탄복을 입고 현지를 찾아가 당시 이라크의 실력자였던 알 샤리스타니 부총리로부터 재건사업 참여와 원유공급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달 말이면 수감기간의 80%가량을 복역해 최근 완화된 가석방 기준에 부합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해 장기공백으로 인한 신성장 사업 차질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내주 인사·조직개편 고민 깊어진 SK… 신성장 사업 담당 최재원 부회장 공백 장기화
입력 2015-12-10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