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라는 자리가 가장 높은 직위라고 여기진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곳에서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걸 바친다는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만난 김명숙(67)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회(여선교회)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여선교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여선교회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30대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여선교회 인사위원회로부터 단독후보로 추천돼 이날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여선교회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은 “기감 여선교회가 만들어진 지 올해가 118주년”이라며 “창립 120주년을 앞두고 여선교회의 바닥을 다시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들을 위한 인문학강좌, 여성 리더를 세우는 ‘지도자학교’, 선교사 자녀에게 모국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 기존 사업을 안착시키는 일에 치중할 계획입니다. 감리교회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감리교회 여성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서울 출신인 김 회장은 서울 강북구 성암여상(현 성암국제무역고)에서 30년 가까이 부기(簿記) 과목 등을 가르치다 1998년 퇴직했다. IMF 외환위기 때문에 교사들을 상대로도 명예퇴직 신청을 받던 시기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50세. 사직서를 제출한 건 새로운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예전부터 했던 생각이 있었어요. 사람이 75년을 산다고 하면 처음 25년은 부모님이 나를 길러주는 시기, 그 다음 25년은 내 가정을 꾸리는 시기, 마지막 25년은 하나님을 섬기는 시기라는 생각이었죠. 주님의 뜻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 교단에서 내려왔습니다.”
학교를 떠난 김 회장은 여선교회 활동에 주력했다. 서울연회 성북지방 여선교회 회장, 서울연회 여선교회연합회 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출석하는 교회인 돈암교회(현인호 목사)에서도 장로 직분을 맡아 교회학교 교사로 사역하는 등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다른 교단들처럼 감리교단 역시 여성의 입지가 약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목회자와 평신도의 의식이 개선돼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들 스스로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임기가 끝나는 2년 뒤 ‘정말 열심히 활동한 회장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 김명숙 신임 회장 “여선교회 118년… 이제 내실 다질 때지요”
입력 2015-12-10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