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 김명숙 신임 회장 “여선교회 118년… 이제 내실 다질 때지요”

입력 2015-12-10 18:30
김명숙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신임 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며 미소를 짓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회장이라는 자리가 가장 높은 직위라고 여기진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곳에서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걸 바친다는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만난 김명숙(67)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회(여선교회)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여선교회관에서 열린 제47회 여선교회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30대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여선교회 인사위원회로부터 단독후보로 추천돼 이날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여선교회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은 “기감 여선교회가 만들어진 지 올해가 118주년”이라며 “창립 120주년을 앞두고 여선교회의 바닥을 다시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들을 위한 인문학강좌, 여성 리더를 세우는 ‘지도자학교’, 선교사 자녀에게 모국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 기존 사업을 안착시키는 일에 치중할 계획입니다. 감리교회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감리교회 여성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서울 출신인 김 회장은 서울 강북구 성암여상(현 성암국제무역고)에서 30년 가까이 부기(簿記) 과목 등을 가르치다 1998년 퇴직했다. IMF 외환위기 때문에 교사들을 상대로도 명예퇴직 신청을 받던 시기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50세. 사직서를 제출한 건 새로운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예전부터 했던 생각이 있었어요. 사람이 75년을 산다고 하면 처음 25년은 부모님이 나를 길러주는 시기, 그 다음 25년은 내 가정을 꾸리는 시기, 마지막 25년은 하나님을 섬기는 시기라는 생각이었죠. 주님의 뜻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 교단에서 내려왔습니다.”

학교를 떠난 김 회장은 여선교회 활동에 주력했다. 서울연회 성북지방 여선교회 회장, 서울연회 여선교회연합회 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출석하는 교회인 돈암교회(현인호 목사)에서도 장로 직분을 맡아 교회학교 교사로 사역하는 등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다른 교단들처럼 감리교단 역시 여성의 입지가 약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목회자와 평신도의 의식이 개선돼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들 스스로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임기가 끝나는 2년 뒤 ‘정말 열심히 활동한 회장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