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12월 11일 차관급 당국회담… 관계 급반전될까

입력 2015-12-10 21:44
11일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차관급)은 남북관계 진전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평가된다.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경색일로였던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반전될지, 도루묵이 될지 이번 회담 성과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회담은 모든 현안을 한꺼번에 담판 짓는 자리가 아닌 추후 안건별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들을 설정하는 자리다. 우선적으로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 끝에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향후 남북관계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어렵게 성사시킨 8·25합의의 후속 조치가 사실상 무산돼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남북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 회담 수석대표의 격(格) 등 실속 없는 논쟁은 대거 양보했다.

실질적 성과를 얻게 될 경우 남북관계가 급반전의 계기를 맞게 된다.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설립 등 관계 진전을 꾀하는 박근혜정부나 북핵·인권 압박에 시달리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모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 꿰면 이후 이어질 각종 경제협력이나 5·24조치 해제, 평화사업 등이 줄줄이 봄기운을 맞게 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이번 회담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남북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사실상 첫 자리다. 지난해 2월, 지난 8월 이뤄진 고위급 회담은 무력도발 등 긴급 현안을 해소하기 위한 회담에 가까웠다. 2013년 6월엔 양측이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하고도 이후 대표단의 격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끝내 무산시키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서로 진정성이 확인된다면 향후 개별 안건 협상에서 예상외의 속도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측은 11일 오전 10시30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만나 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12시30분쯤 센터 내 식당에서 각자 식사한 뒤 오후 2시30분쯤부터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