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 하늘에 무지개가 생긴 것을 보며 기뻐한 추억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개 색이 모여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은 모든 이에게 소망과 기쁨을 준다.
나는 어린 시절 장난삼아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 물감을 팔레트에 비슷한 양을 짜서 섞어본 기억이 있다.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이 잘 섞이면 과연 어떤 색이 만들어질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무지개가 아름다우니 이들 색깔을 다 섞으면 더 아름다운 색이 만들어질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실망이었다. 잘 섞어 보았지만 그 만들어진 색이 아름답다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보기에 흉한 색깔이 나왔다. 무지개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일곱 가지 색이 그 특징과 ‘다름’을 간직한 채 잘 어울려서 아름다웠던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뒤섞어 버리면 결코 아름다울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네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무지개가 보여주는 지혜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각자의 특징과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서로 지켜주는 사회가 될 때 사회는 희망과 아름다움으로 빛날 수 있다. 자신만이 옳고 나와 다른 것은 모두 틀리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내가 소중하고, 내가 주장하는 바가 귀한 것인 만큼 나와 다른 이, 나와 다른 입장을 주장하는 이들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합력할 때 우리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무지개의 색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다. 이를 인정하면서 서로 협력해 하나 될 때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만을 앞세운다는 데 있다. 나와 다른 생각, 판단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나와 다르면 그것은 ‘틀린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와 다른 그 어느 것과도 협력하지 않으려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한다. 아무리 고운 색이라 해도 온 세상을 같은 색으로 덮어버리면 그것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지켜줘야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로마서 8장 28절에서 바울 사도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라고 외쳤다. 우리는 인류가 평화롭고 안정되기를 원하는 큰 뜻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무지개와 같이 협력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할 때 모든 이에게 소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때에 여전히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이들의 서로를 향한 외침을 우리는 가슴 아프게 듣고 있다. 서로의 다름을 틀린 것이 아닌 소중한 다름으로 인정하고 그 다름을 보호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합력하는 지혜를 모을 때 우리 사회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지개가 보여준 지혜를 모두가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고 소망이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최범선 목사(용두동교회)
[시온의 소리-최범선] 무지개가 주는 교훈
입력 2015-12-10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