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주탐사선, 금성 궤도 진입 성공

입력 2015-12-09 21:37
상자 형태의 일본 우주 탐사선 아카쓰키가 금성 궤도를 도는 개념도. 네이처

일본의 우주탐사선 아카쓰키(새벽)가 금성 주변의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지구 이외의 행성(소행성과 달 제외) 궤도에 처음으로 자국 탐사선을 진입시키며 러시아와 미국, 유럽에 이어 금성 탐사에 성공한 네 번째 나라가 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카쓰키를 금성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카쓰키가 금성 주위를 13일 만에 한 바퀴 도는 최대고도 약 44만㎞의 타원형 궤도에 진입한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JAXA는 밝혔다.

JAXA는 2010년 12월 아카쓰키의 금성 궤도 투입을 시도했으나 분사 중에 주(主)엔진 고장으로 실패했다. 그후 ‘겨울잠’을 자며 전력과 연료를 아낀 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던 지난 7일 자세 교정용 소형 엔진 4기를 20분간 분사하는 방식으로 궤도 진입을 재시도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기적에 가까운 시도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여섯 종류의 관측 장비를 실은 무게 500㎏의 상자형 탐사선인 아카쓰키는 내년 4월부터 2년에 걸친 본격적인 관측 활동을 한다. 금성을 덮은 두꺼운 구름을 조사해 금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초속 약 100m의 고속 바람(슈퍼 로테이션)이 생기는 구조를 밝히게 된다.

일본 언론은 금성 관측이 가능한 새로운 궤도와 궤도 진입에 가장 적절한 시점을 찾는 작업에 2년 이상 몰두한 JAXA의 히로세 지카코(35) 주임 연구원을 이번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조명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