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서울시가 한국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한 한국기독교 130년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던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건립위원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9일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한국기독교 문화자산의 보호와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울시와 기독교역사문화관건립위원회는 각서에서 기독교 관련 문화재의 발굴·가치평가·등록, 기독교 관련 문화재의 보호 및 활용, 역사문화관 건립 등에 상호 적극 협력하고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 건립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기독교 130년 역사는 한국의 교육, 의료, 문화 등 근현대사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그런데도 타 종교보다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데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를 조명하며 기독교의 긍정적인 영향을 돌아보고 미래에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 첫걸음을 서울시와 함께 내딛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총무는 “기독교 역사는 기록의 역사”라며 “서울시와 함께 공적 영역으로 기독교 역사를 되돌리고 기록하고 찾아서 잘잘못을 반성하고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역사문화관이 기독교가 국민과 더불어 사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는 교훈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기독교가 이 땅에 전래된 지 130년이 되면서 우리 민족의 중요한 종교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독교 관련 자료들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고 흩어져 있었는데 모든 자료를 모으고 분류해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을 건립하도록 서울시가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사문화관 건립은 NCCK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족한 건립위에는 17개 교단뿐만 아니라 교회사학자 등 교계 전문가들까지 두루 참여하고 있다. 건립위 공동위원장인 김근상 대한성공회 주교는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한국교회 전체가 한마음으로 역사문화관을 건립하자는 뜻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건립위원장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 체결은 역사문화관 건립을 계기로 기독교의 문화자산을 보호·활용하자는 한국교회의 뜻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이 맞아 떨어지면서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립위 본부장을 맡은 임헌택 한국구세군 사관은 “역사문화관 건립은 장기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일단 서울시와 함께 기독교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먼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와 건립위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고, 접근성도 좋은 서울시내 3∼4곳을 역사문화관 건립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중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탄력 받는다
입력 2015-12-09 19:29 수정 2015-12-09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