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또 출장세일… 이번엔 10일간 “떨이요∼”

입력 2015-12-09 21:02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20일까지 올해 네 번째 출장세일인 ‘롯데 박싱데이’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앞선 세 번의 출장세일 기간이 4∼6일이었다면 이번 세일은 역대 대관행사 중 가장 긴 10일간 진행된다. 3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지난 10월과 비슷한 500억원 물량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앞선 세 번의 행사에서 모두 300억원의 매출 ‘대박’을 터뜨린 롯데백화점으로선 실적 만회를 위한 좋은 기회지만 백화점 세일 행사가 너무 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1·4·7·10·12월 백화점 정기세일에 이어 올해는 ‘코리아 그랜드세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데이’ 등 대규모 행사가 겹치면서 4분기 들어서는 세일이 아닌 날을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백화점 가격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내수침체 속에서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메르스)까지 겹쳐 세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3분기까지 매출 신장률 역시 마이너스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일 전에는 반복되는 세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세일 이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일 실적 역시 좋았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백화점 업계는 전년 대비 매출이 2.4% 감소했으나 대규모 세일 행사에 들어간 지난 10월에는 전년 대비 11.4% 상승했다.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월은 최근 3년간 지난해 8월과 지난 10월 단 두 차례뿐이었다. 지난해 8월이 이른 추석으로 인한 매출 상승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10월의 매출 실적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된 K-세일데이 기간에도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1.2% 상승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하고 온라인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세일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