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속도로 이름이 ‘광대’라니…지방이라고 무시하는 건가”
영호남 화합을 이끌 ‘88올림픽고속도로’가 왕복 4차로 확장 공사를 마치고 오는 22일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이름이 도마에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도로 이름을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변경·확정했다. 광주와 대구 즉 영호남을 잇는 도로 이름이 약칭 ‘광대고속도로’가 되는 것이다. 어감이 좋지 않은데다 불안한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차라리 그냥 88고속도로로 하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구와 광주는 앞서 동서 화합과 영호남 교류의 의미를 담은 ‘달빛고속도로’를 국토부에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출발지와 도착지 지자체 명을 넣는 도로명 규정과 지방자치단체 간 의견 차이를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 대구 광주 경북 외에 고속도로 인접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존 도로명을 원하고 ‘달빛’ 명칭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국토부의 이런 주장에 반대 의견도 많다. ‘경인선’과 ‘제2경인선’ 등은 동에서 서로 표기한 예외이고,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는 북에서 남으로 표기한 예외다. 이외에도 ‘동해선’ ‘중앙선’ 등 지리적 위치를 감안한 표기나 ‘88올림픽고속도로’처럼 특정일을 기념해 이름을 만드는 등 예외는 얼마든지 있다. 이 때문에 광대고속도로란 명칭이 지방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중앙집권적 태도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88올림픽고속도로는 30여 년 전 왕복 2차로로 개통한 이후 교통사고가 잦아 ‘죽음의 도로’로 불렸고 이에 확장 공사를 시작해 7년 1개월 만에 새로 개통했다. ‘달빛동맹’을 맺은 대구와 광주는 이 도로의 완전 개통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최광교 대구시의원은 “충분히 이름을 바꿀 수 있는데도 외면하는 건 지방을 무시하는 중앙집권적 태도”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구=최일영 사회 2부 기자 mc102@kmib.co.kr
[현장기자-최일영] ‘광대고속도’ 고집 국토부의 안하무인
입력 2015-12-09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