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전기장판… 업계 1위 업체가 안전인증만 받고 부품 바꿔치기

입력 2015-12-09 21:27
정부의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부품으로 수십억원대 전기장판을 만들어 판매한 제조업체 두 곳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안전인증기관에서 검사받을 때는 제대로 된 인증 부품을 사용했다가 실제 상품을 만들 때는 원가 절감을 위해 미인증 부품으로 대체했다. 화재 예방을 위한 핵심 부품인 온도조절기에 온도 상승 차단장치를 아예 설치하지 않기도 했다. 적발된 업체 중 한 곳은 전기장판 업계 1위 기업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기용품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기장판·전기요 제조업체 N사 대표 주모(56)씨와 G사 대표 한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주씨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코드·플러그·퓨즈 등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부품을 사용한 전기장판과 전기요 14만여개를 제조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N사는 1994년 영업을 시작해 현재 연매출 40억원을 올리고 있다. 전기장판 업계 최대 매출액이다.

한씨도 같은 방법으로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기장판 3만여개를 제조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미인증 부품을 쓴 제품을 팔아 올린 매출액은 주씨가 36억여원, 한씨가 4억여원이다.

N사는 지난해 12월 부품 결함으로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인증 취소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미인증 부품이 들어간 전기장판을 판매하다 적발됐다. 경찰은 국가기술표준원에 안전 인증을 취소하고 문제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키도록 행정 조치했다. 경찰은 국가기술표준원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