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첫 작품 출시] 베일 벗은 EQ900… “글로벌 명차들과 정면승부”

입력 2015-12-09 21:00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제네시스 EQ900 신차발표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수를 치고 있다. 이동희 기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9일 첫 작품인 ‘EQ900(해외 판매명 G90)’을 공식 출시했다. 단종된 현대차 에쿠스의 제네시스 브랜드 버전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한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EQ900 신차 발표회를 직접 주관했다. 정 회장은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정·관·재계 인사들을 직접 맞았고, EQ900 출시를 선언했다. 정 회장이 신차 발표회를 주관한 것은 2013년 2세대 제네시스 발표회 이후 2년 만이다. 그만큼 EQ900의 상징성이 크다는 의미다. 정 회장은 “EQ900은 세계 시장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발한 최첨단 프리미엄 세단”이라며 “그동안 축적해 온 모든 기술력을 집약하고 최고의 성능과 품질 관리로 탄생시킨 EQ900은 세계 최고급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Q900은 지난달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이자 첫 번째 모델이다. EQ900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될지, 아니면 가격 대비 성능 좋은 대중차 이미지에 머무를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국내 시장 반응은 뜨겁다. 사전예약만으로 1만대를 돌파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에 밀렸던 프리미엄 초대형 세단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해외 시장이다. 제네시스는 EQ900을 내년 초 세계 고급차 시장의 상징인 미국에 G9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고급차의 5분의 1가량인 200만대의 고급차가 판매되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전쟁터다. EQ900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제네시스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출발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제네시스는 EQ900에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4년간 1200여명의 연구원이 EQ900 개발에 매달렸다. ‘인간 중심의 진보’를 모토로, 안전·편의·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탈리아 업체와 협력해 만든 최고급 가죽, 인간 공학적 설계로 만든 좌석 시스템, 항공기 1등석 좌석 같은 뒷좌석, 에쿠스보다 3.2배 향상된 초고장력 강판(AHSS) 사용, 최고 등급의 안전성,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시스템 등이 대거 장착됐다. 여기에 3.8ℓ, 3.3ℓ 터보, 5.0ℓ GDi 엔진 등 세 가지 파워트레인,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과 신개념 서스펜션인 HVCS를 장착했다. 크기도 커졌다. 기존 에쿠스보다 길이·폭·축간거리가 각각 45㎜, 15㎜, 115㎜ 길다. 판매 가격은 3.8ℓ 모델이 7300만∼1억700만원, 3.3ℓ 터보 모델이 7700만∼1억1100만원, 5.0ℓ 모델은 1억1700만원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