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 대중화 통해 고미술 시장 활성화 됐으면”… ‘감정위원’으로 유명한 김영복 옥션온 대표

입력 2015-12-09 18:30
옥션온 김영복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옥션온 프리뷰 전시장에서 “병풍 장정 값도 안 나오는 게 요즘 고미술계 현실”이라며 “온라인을 통해 고미술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 K옥션 빌딩 옆의 건물 하나가 새 단장을 했다. 외벽에 붙은 ‘옥션온’ 로고가 경쾌하다. KBS1의 ‘TV쇼 진품명품’ 감정위원으로 이름이 알려진 김영복 옥션단 전 대표는 지난달부터 이리로 출근한다. 명함의 옥션온 대표 직함이 낯설다. 돋보기를 들여다보며 쌉싸름한 냄새가 나는 고서화를 감정하던 그가 온라인 경매사 대표를 맡았으니 말이다.

지난 7일 옥션온에서 만난 김 대표는 “경매하면 수천만∼수억원대 작품이 팔리니 부자들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지요. 이곳에선 미술품 소장의 대중화를 위해 직장인도 살 수 있는, 비싸야 100만원대 작품을 주로 거래합니다. 고서화도 값이 워낙 떨어져 있으니 주요한 거래 품목이 될 거고요.”

온라인 경매는 ‘이지&에브리데이(쉽게, 매일)를 기치로 매주 화요일 시작돼 다음주 월요일에 마감된다. 전시장은 1층 근현대미술, 2층 고미술 코너로 꾸며져 있다.

“요즘에 이거를 장정하려면 100만원도 더 들 겁니다. 그런데 경매 시작가가 30만원이라니, 허 참.”

19세기 산수화 병풍을 가리키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일제강점기 스타화가 이당 김은호의 작품도 웬만한 건 100만원이면 거래가 될 정도로 고서화 가격은 땅에 떨어졌다.

그는 “고서화뿐 아니다”며 “지방작가나 젊은 작가, 판화나 사진 같은 비인기 장르의 작가는 작품을 팔 루트가 없다. 여기 내놓고 대중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게 식물의 다양성 아닙니까. 미술 생태계의 다양성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바로 온라인입니다.”

그러면서도 고미술품에 대해 질문하면 목소리가 더욱 신이 나니 천생 고미술 전문가다.

고미술품 경매사인 옥션단은 2010년 주식회사 형태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으로 떨어진 고미술품 시세는 좀처럼 살아날 줄 몰랐다. “등산을 가면 ‘그냥 확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지난여름 K옥션에 옥션단 인수를 부탁하러 왔다가 K옥션이 새롭게 론칭한 옥션온 대표 자리에 앉게 됐다.

“추사 전문가 무호 이한복, 화조화가 뛰어났던 탄월 김경원, 현대화랑을 작명해준 풍곡 성재휴…. 근대화가로 청전 이상범 정도만 알지만 이렇게 아까운 작가들이 많아요.”

옥션온이 고미술 시장 활성화의 불씨가 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김 대표는 50년 된 문화재의 해외 반출에 대해 문화재청 승인을 받도록 한 문화재보호법은 개정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