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납세와 목회자 이중직 문제에는 ‘목회자의 사역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매우 미묘한 쟁점이 들어있다. 목회자를 어떤 신분으로 보며, 사역과 사례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 하는 신학적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뜨거운 감자인 성직자 납세 문제에 대해서는 평신도와 목회자 모두 납세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신도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평신도의 경우 성직자 납세에 찬성한다(62.7%)는 의견이 반대한다(12.6%)는 목소리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2012년 한목협에서 실시한 조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이다. 당시 한목협이 실시한 조사에서 평신도 응답자의 48.3%만 성직자 납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목회자 역시 찬성 비율이 50%로 반대(29%) 견해보다 훨씬 높았다. 2012년 한목협 조사에서도 성직자 납세에 찬성하는 목회자 비율은 이번 조사와 비슷한 49%였다.
성직자 납세에 찬성하는 평신도 비율은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20대 평신도의 찬성 비율은 56.1%였지만 40대와 50대의 경우 각각 65.1%, 69.8%에 달했다. 교회 규모별로 살펴봤을 때는 규모가 큰 교회에 다니는 성도일수록 찬성률이 높았다. 출석 교인이 1000명 이상인 대형교회 평신도의 경우 66.1%가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100명 미만인 소형교회 평신도는 55.9%만이 성직자 납세에 동의했다.
목회자 이중직 허용 찬반을 묻는 질문에선 평신도와 목회자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평신도의 56.3%는 반대의 뜻을 표시했지만 목회자의 55%는 이중직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특히 40대 이하 목회자의 경우 응답자의 69.2%가 이중직 허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목회자의 절반 이상이 이중직 허용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생활고에 시달리는 목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해 목회자 904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163만원)도 벌지 못하는 목회자는 전체의 66.7%에 달했다. 당시 조사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찬성 입장을 표시한 목회자 비율은 73.9%나 됐다.
하지만 평신도들은 여전히 목회자 이중직 허용에 부정적이었다. 목회자는 목회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같은 응답 비율은 중년·고학력층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40대의 경우 72.9%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60대 이상 평신도의 경우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41.5%)하는 목소리가 반대(35.4%)하는 의견보다 많았다. 찬반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2015년 기독교인에게 교회의 길을 묻다] 평신도 “목회자 납세 찬성” 63%… 반대보다 5배 많아
입력 2015-12-10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