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탄식 소리를 듣게 하소서

입력 2015-12-09 17:39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 갑자기 직장을 잃고 낙심한 이들, 질병으로 인해 깊은 시름에 잠긴 이들도 있습니다. 신앙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이들의 탄식소리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다윗의 탄식이 기록돼 있습니다. 다윗은 지금 하나님께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정확히 기록돼 있지 않지만 지금 다윗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육체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내가 수척하였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의 뼈가 떨리오니 나를 고치소서.” 영적 두려움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나의 영혼도 매우 떨리나이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다윗은 밤마다 눈물로 자기 침상과 요를 적시며 회개합니다. 아무도 위로해줄 자가 없었습니다. 하나님마저도 자신을 버린 것 같았습니다. 대적하는 무리들은 기회를 틈타서 더욱 집요하게 다윗을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본문 마지막에 보면 갑자기 다윗이 고통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봅니다. 다윗은 “악을 행하는 너희는 다 나를 떠나라 하나님께서 내 울음 소리를 들으셨다”고 외칩니다. 인생의 먹구름이 물러가고 밝은 새벽이 시작되는 듯합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한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에 응답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본문 9절을 보십시오. “여호와께서 내 간구를 들으셨음이여 여호와께서 내 기도를 받으시리로다.” 다윗은 고통을 겪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둔 밤이 다 지나갔다는 겁니다. 다윗은 영적 변화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자기의 탄식소리를 듣고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병이 회복되고 영적인 침체에서도 회복될 것을 확신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탄식소리에 귀 기울이신다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그 누구보다도 우리의 탄식소리를 가장 먼저 들으십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과부나 고아, 깊은 아픔에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신 곳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가슴 아픈 이들을 만나 보셨습니까. 대화해 보셨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털어놓고 싶은 아픔과 삶의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들어줄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들어주기만 해도 그들은 조금씩 치유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이웃의 아픔에도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탄식소리를 들어주시듯 우리도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주위에 가슴 아프게 사는 이들의 신음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 줍시다.

민경보 안산광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