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에 희망을… 국민타자 10번째 황금장갑

입력 2015-12-08 21:41 수정 2015-12-09 00:31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골든글러브 역사를 새로 썼다.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인 10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으며 살아 있는 전설임을 입증했다.

이승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최준석(롯데)과 접전이 예상됐으나 시상자로 나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입에서 나온 이름은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유효표 358표 중 가장 많은 246표를 받아 최준석(77표)과 이호준(NC·35표)을 여유 있게 제쳤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자 본인의 10번째 골든글러브다. 역대 최고령 수상자(39세3개월20일)에도 이름을 남겼다.

이승엽은 올 시즌 12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2 26홈런 90타점 8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 7위, 홈런 공동 13위, 타점 17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6월 3일엔 역대 최초로 개인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개인적으로 10번째다. 40대에 들어섰는데 40대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가족과 뒤에서 도와주신 코칭스태프, 배팅볼 투수들까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총 3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황금장갑을 차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루수 부문에서 에릭 테임즈(NC), 2루수 부문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투수 부문에서 에릭 해커(NC)가 황금장갑을 꼈다. 1루수와 2루수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테임즈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시상 때와 마찬가지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27표를 얻어 높은 득표율(63.4%)을 보였다. ‘한 시즌 사이클링히트 두 번’, ‘40홈런-40도루 달성’ 등 KBO리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대기록을 연달아 달성한 것이 다득표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바로는 140경기에서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 126득점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큰 표 차이로 제쳤다. 그가 기록한 48홈런은 역대 외인 최다 기록이다. 다승과 승률 부문 2관왕에 오른 해커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손색이 없었다. 해커는 196표를 받아 시즌 평균자책점 1위(2.44) 양현종(KIA·135표)을 눌렀다.

최다 득표는 김현수(두산)에게 돌아갔다. 김현수는 317표를 얻어 최다 득표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나성범(NC)은 2년 연속, 유한준(kt)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관심을 모았던 포수 부문에서는 두산 우승의 중심 양의지가 2년 연속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3루수 부문에는 박석민(NC), 유격수 부문에서는 김재호(두산)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