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가 지난 6일 주빌리은행(공동은행장 이재명 유종일)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빌리은행은 부실채권을 매입해 빚 탕감 및 조정을 돕는 비영리시민단체다.
이날 교회와 주빌리은행은 46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1000만원에 사들여 소각했다. 이에 따라 59개 기업체 대표와 연대 보증인 등 117명이 장기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1000만원은 은평제일교회의 올 추수감사헌금 중 일부이다. 은평제일교회는 성서의 희년 정신에 따라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 이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다.
탕감 받은 보증인은 주로 40대 이상이었다. 이 중 60대가 가장 높은(41.9%) 비중을 차지했다. 80∼90대도 20.6%나 됐다. 원금 500만원 미만 채권이 137건으로 전체의 66.2%였다.
은평제일교회는 이 행사를 기점으로 앞으로도 총 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하보 목사는 “우리가 드린 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안 된다”면서 “해마다 이런 일을 통해 꼭 필요한 분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은평제일교회가 부실채권 소각 행사를 연 데는 은평구청의 역할이 컸다. 은평구청은 지난달 13일 주빌리은행을 비롯, 교계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은평구민과 함께 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 출범식’을 가졌다. 은평구청은 채무자들의 재기를 돕고자 금융복지상담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주빌리은행은 ‘산타주빌리 프로젝트’를 통해 부실채권 소각 행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16일 경기도 시흥시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관내 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소각행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20∼30대 청년의 부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청년들을 위한 주빌리 청년 지점 출범식’도 기획하고 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빚 태워 빛으로’… 은평제일교회, ‘빚 탕감 프로젝트’ 동참 117명 구제
입력 2015-12-08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