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출시된 롯데리아의 ‘모짜렐라 인 더 버거’는 한때 품절 사태를 겪었다. 모짜렐라 치즈를 길게 늘어뜨리는 ‘인증샷’ 붐이 일면서 판매가 늘어 주재료인 치즈 수입 물량이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달 23일부터 품절 매장이 확대되자 지난 4일 치즈를 추가로 들여왔다. 롯데리아는 해당 제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패스트푸드로는 이례적으로 주문이 들어온 후 버거를 만든다. 미리 만들면 치즈가 굳어 길게 늘어나는 특성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손이 더 가더라도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정성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개별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한 서비스나 제품을 확충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지난 8월 수제 방식을 가미한 ‘시그니처 버거’를 내놨다. 고객이 직접 매장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빵, 채소, 햄버거 고기 등 재료를 조합해 주문하면 종업원이 버거를 만들어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고객이 주문 후 직접 제품을 가져가야 하는 기존 패스트푸드점과 상이한 방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호주, 미국 등 점포에서 새로 선보이기 시작한 맞춤형 서비스 ‘크리에이트 유어 테이스트(Create Your Taste)’를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했다. 서울 신촌점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후 현재는 관련 서비스 매장을 9개로 늘린 상태다. 매장당 인력이 20∼30명 더 필요한 서비스지만 소비자 수요가 높아 시그니처 버거 전용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커피 전문점인 ‘할리스커피’는 업계 최초로 커피 추출 방식을 이원화해 고객이 직접 추출 방식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커피에 대한 소비자 기호가 갈수록 분화되는 것을 고려해 지난 9월부터 전 커피 메뉴로 추출 이원화 서비스를 확대했다. 커피 전문점인 ‘드롭탑’도 계산대에 가지 않고 테이블에 앉아 커피 메뉴 선택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테이블’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도 줄을 서지 않고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고 주문 후에는 종업원이 음식을 직접 가져다준다. 이밖에 ‘폴 바셋’은 우유를 소화시킬 수 없는 고객을 배려해 우유가 첨가되는 메뉴에 유당을 제거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유행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표준화된 메뉴와 서비스로는 소비자 기호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정성 쏟으면 햄버거도 동나게 한다… 프랜차이즈업계 서비스 트렌드 전환
입력 2015-12-08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