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 콰르텟 8년의 성과 연주할 것”… 21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입력 2015-12-08 19:08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젊은 연주자 김재영(30), 김영욱(26·이상 바이올린), 이승원(25·비올라), 문웅휘(27·첼로)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노부스 콰르텟은 2012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모차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독일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 매니지먼트사 짐멘아우어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덕분에 올해 오스트리아 빈 뮤직페라인과 독일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받으며 세계 정상급 실내악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럽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 차례나 세계 초연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노부스 콰르텟이 21일 1년9개월 만에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실내악팀으로는 드물게 2523석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그리그의 현악사중주 제1번, 브리튼 ‘세 개의 디베르티멘토’를 선보인다. 서울 공연에 앞서 12일 안산, 15일 천안, 17일 광주에서도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리더인 김재영은 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연습실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 무대는 늘 특별하고 긴장된다.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인 것 같다”면서 “이번에 단독으로는 처음 서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은 우리에겐 2007년 창단 이후 8년간의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실내악의 불모지인 한국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솔리스트 중심의 국내 엘리트 클래식 교육 시스템 속에서 20대 초반의 네 멤버는 실내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의기투합했다.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문웅휘는 “지금이야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정도가 됐지만 결성 초기엔 의견 조율 과정에서 싸움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2011년 다같이 독일 뮌헨음대로 유학을 떠나 실내악 최고 연주자과정을 시작하면서 도약하기 시작했다. 콩쿠르 수상 이후 작은 매니지먼트사들로부터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지만 스승인 크리스토프 포펜의 충고에 따라 기다린 끝에 짐멘아우어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짐멘아우어는 전 세계 최정상급 실내악팀 10팀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영욱은 “ARD 콩쿠르 준우승부터 짐멘아우어 계약까지의 기간이 우리에겐 가장 불안하고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했다.

이들은 2016∼2017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 10월 프랑스 레이블인 아파르테에서 녹음한 첫 음반이 내년 3월 출시된다. 또 독일 라이프치히 바흐 페스티벌, 일본 도쿄 산토리홀,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등 세계적인 축제와 콘서트홀 공연이 내후년까지 계속 이어진다. 김재영은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내년엔 연주 레퍼토리를 늘리고 공부도 좀 더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