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생떼… 우익학자 51명, 美 교과서 ‘위안부’ 삭제 요구

입력 2015-12-08 21:27
일본의 우익 역사학자 51명이 미국의 고교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내용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주장을 미국 역사협회지에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케히코 아오야기 일본 국제대 교수 등 일본 우익 역사학자 51명은 미국 역사협회(AHA)가 발간하는 ‘역사전망’ 12월호에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 같은 글을 쓴 것으로 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이들은 AHA의 ‘역사전망’ 2015년 3월호에 게재된 미국 역사학자 20명의 비판을 반박하면서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고교 교과서 중 위안부 기술은 역사적 근거가 없는 오류라고 강변했다. ‘역사전망’ 3월호는 일본 정부의 미국 교과서 왜곡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한 미국 역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을 실었다.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 시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학자들이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맥그로힐 출판사가 발간한 미국의 공립 고교용 세계사 교과서는 허버트 지글러 미국 하와이대 교수가 집필했으며, 세계사 교과서는 ‘전통과 교류: 과거사에 대한 국제적 관점’에서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우익 학자들은 이 교과서 중 ‘일본군은 천황의 선물이라며 위안부를 군인들에게 제공했으며… 전쟁이 끝날 무렵 이를 감추기 위해 수많은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대목을 특히 문제 삼았다.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중 위안부와 관련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문서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보고서도 있는데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8일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인권이라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면서 “이를 부정하려는 일본 측의 어떤 움직임도 도리어 국제사회의 큰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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