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평양서 ‘남북 공동 기도회’ 연다… 조국평화통일협의회, 北 조그련과 합의

입력 2015-12-08 18:58
진요한 조국평화통일협의회 대표회장(왼쪽 두 번째)과 오경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서기장(가운데) 등 남북한 교계 관계자들이 지난 3일 개성 민속여관에서 회동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평협 제공

㈔조국평화통일협의회(조평협·대표회장 진요한 목사)는 내년 3월 ‘남북 공동 조국평화통일 기원 기도회’를 평양과 백두산에서 잇따라 개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조평협 대표회장 진요한 목사 등은 지난 3일 방북해 개성 민속여관 회의실에서 오경우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서기장 등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기도회는 내년 3월 30일과 31일 각각 평양 봉수교회와 백두산에서 차례로 열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기도회를 승인하면 남측 관계자들은 3월 29일 인천에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으로 향한다. 방북단은 조평협 임원을 비롯해 목회자와 평신도, 찬양대원 등 약 100명 규모로 꾸려진다. 이들은 ‘백두산 기도회’가 끝난 다음 날인 4월 1일에 귀국할 예정이다.

조평협과 조그련은 지난해 10월 평양 봉수교회에서 기도회를 갖는 등 그동안 북한에서만 모두 일곱 차례 남북공동기도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 중국 선양에서 조그련 대표단과 만나 올해 9∼10월 남북공동기도회를 여는 데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진요한 목사는 “남북관계는 항상 유동적인 것이어서 기도회 날짜가 계속 미뤄지다가 결국 예정된 시기에 행사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내년 기도회는 올가을에 열기로 했던 기도회가 순연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세가 기도를 통해 홍해를 가른 것처럼 남북이 평화통일을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면 놀라운 역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과 백두산에서 잇따라 열릴 기도회에는 북한 목회자와 평신도 등도 300명 가까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평협에 따르면 회동에서 조그련 오경우 서기장은 “매년 3∼4월 남한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이 있어 (남북관계 경색으로) 기도회가 개최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행사가 열릴 수 있게 북남이 함께 기도해야 한다. 간절히 기도하면 평화통일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협은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비영리 선교단체다. 1993년 3월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조국평화통일기원기도회를 가진 것이 단체의 시작이었다. 조평협은 그동안 남북한과 해외에서 한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기도회를 200회 넘게 개최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