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레바논 임무수행단(UNIFIL) 소속 한국군 동명부대에는 재미있는 사연을 지닌 장병들이 적지 않다. 이 부대 관계자는 8일 한국 취재진에게 동명부대 17진 선발대 편새봄 대위가 레바논 현지인들에게 ‘신씨 부인’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14진으로 파병됐던 남편 신동훈 소령의 뒤를 이어 파병돼서다. 민사장교였던 신 소령은 현지 주민들과 가족처럼 친근한 관계를 가졌다. 편 대위는 남편으로부터 레바논 파병활동을 들은 뒤 해외근무를 지원했다. 지난 2일 주둔지 레바논 티르에 도착한 편 대위는 “남편을 아는 주민들이 친근하게 대해줘 너무 편하게 일하고 있다”며 “한국인의 깊은 배려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 생활 7년차인 김기형 대위는 두 번째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3년 7월 13진 대원으로 파병됐던 그는 레바논 근무 중 여군 장미 대위를 알게 됐다. 이들은 귀국 후 교제를 시작해 지난 10월 결혼했다. 김 대위는 신혼생활의 단꿈을 즐길 틈도 없이 다시 파병 길에 올랐다. 김 대위는 “소중한 인연을 맺어준 동명부대에 은혜를 갚고 싶었다”며 “아내도 흔쾌히 재파병을 허락해줬다”고 했다.
16진으로 파병됐다가 10일 한국에 돌아오는 원승환 상사는 세 번째 근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갑소대장인 원 상사는 작전수행 핵심수단인 바라쿠다 장갑차 관리를 도맡아왔다. 그가 모래바람으로 노후화된 장갑차를 완전 분해해 새 것처럼 조립한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엔진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문제인지 즉시 알아낸다. 원 상사는 “레바논인들은 동명부대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부른다”며 “우리 장갑소대가 적잖은 기여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티르=국방부공동취재단
“우리 부부가 번갈아 파병 왔어요”…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 이색인물
입력 2015-12-08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