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매일 새벽예배에서 주님과 교통을 할 때이다. 어슴프레한 미명에 첫 시간을 드려 생명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함으로 오늘도 주 안에서 승리할 영적 힘을 얻는다. 그리고 주님이 주신 은혜를 핸드폰 문자로 나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에덴복지재단 정덕환 원장이다.
그는 국가대표 유도선수로 연세대 3학년 재학 중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30년 전, 서울 개봉동 판잣집에서 장애인 5명과 함께 에덴복지원을 열고, 세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때 처음 만났다. 그는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현재는 중증장애인의 근로사업장 에덴하우스 등 500여명의 근로장애인을 고용하는 국내 최대의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장애당사자인 정 원장을 우뚝 세우는 것이 한국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이는 어리지만 ‘섬김의 멘토’가 된다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소개하고 학업도 독려했다.
일단 연세대에서 수학한 것을 인정받게 해 인간재활학을 공부하도록 했다. 수업을 듣고 리포트를 스스로 정리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었기에 수업내용을 컴퓨터 파일 콘텐츠로 만들어 들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개인강의를 하며 인간재활학의 학문적 이해를 넓혀가도록 했다. 그 결과 2002년 장한 졸업생으로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에 초청받아 격려를 받았다. 하루는 정 원장이 나를 만나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다.
“교수님, 국제적으로 장애인의 일과 고용을 개발하는 UN단체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WI(Workability International)란 곳인데 저희를 여기에 가입시켜 주십시오.”
나는 조사에 들어가 2006년 미국에서 개최된 WI 연차세계대회에 실무를 보던 에덴의 홍성규씨와 함께 참석했다. 그리고 이곳에 가입함과 동시에 WI를 폭넓게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해인 2007년에 WI-ASIA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난 이곳에서 ‘한국 장애인 고용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제,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정 원장은 2008년 장애인직업재활시설회 회장이 되었다. 그리고 첫 해에 ‘직업재활의 날’을 제정하고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10대 실천과제를 선포하겠다고 의견을 물어왔다. 그날이 10월 30일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1030은 ‘일이 없으면 삶이 없다’란 뜻이네요. 우리 장애인들의 재활을 독려하는 딱 맞춤의 날을 잘 정하셨습니다.”
정 원장은 회장을 맡은 6년 내내 ‘1030 운동’ 즉 ‘일이 없으면 삶이 없다’고 외치며 이 운동을 펼쳐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나와 계속 아침마다 문자를 통한 신앙교제를 하면서 하나님께서 장애인들이 열심히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실 것을 함께 기도했다.
이처럼 기도의 공통분모가 계속 쌓여가다 드디어 하나님께서 응답을 해주셨다. 중증장애인의 평생일터를 추구하는 ‘행복공장만들기 운동본부’를 함께 창립한 것이다.
직업복지, 생명존중, 착한소비, 사회통합을 내세운 행복공장 이념은 발달 장애인에게 일을 주어 이들을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난 행복공장 만들기 운동본부의 자문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응원하며 돕고 있다.
중증장애인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받게 해 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 운동이 한국은 물론 저개발국가들에게까지 수출될 수 있도록 계속 도울 생각이다. 오늘 아침 정 원장과 나눈 문자의 한 대목이다.
“행복공장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세금 내는 국민으로 만들고, 고용복지와 생명구원의 전당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역경의 열매] 김종인 <18> 중증장애인의 평생일터 ‘행복공장’ 만들기 운동
입력 2015-12-08 18:42 수정 2015-12-08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