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550代 가장 “전처 위장결혼” 유서

입력 2015-12-07 21:38 수정 2015-12-08 00:06
7일 오전 6시20분쯤 서울 구로구 오금교 주변에서 조모(52)씨와 베트남 출신 귀화자인 전처 윤모(30)씨, 딸(7)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가 전처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전처가 위장결혼을 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혼 전까지 6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는 등 위장결혼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조씨는 안양천과 오금교를 연결하는 보행경사로 난간에 목을 매 숨졌다. 윤씨와 딸은 주변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져 있었다. 차 안에서 발견된 조씨의 유서에는 ‘전처가 위장결혼을 했기 때문에 살해했다. 부검하지 말고 무연고 처리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내 때문에 힘들었고 이혼 뒤에도 아내가 힘들게 해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이혼 후 딸의 육아 문제로 어려웠다’고도 했다.

조씨는 2008년 4월 베트남 출신의 윤씨와 결혼해 딸을 낳았다. 2013년 12월 딸은 윤씨가 양육하고 조씨는 양육비를 대지 않는 조건으로 이혼했다. 이혼 후 윤씨는 베트남인과 재혼해 경남 진주에서 딸을 키우며 살았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 주말 딸을 만나려고 진주에 갔다가 강제로 전처와 딸을 데려와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씨는 구두 공장에서 일하다 6개월 전부터 무직으로 지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