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향(AV)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음향업체 뿐 아니라 국내 가전업체들도 속속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풍부한 사운드를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매장’을 늘리면서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다.
◇1억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도 국내서 출시=지난 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홈엔터테인먼트 업체 뱅앤올룹슨 압구정 본점에는 매장 가득 웅장한 음악이 깔렸다. 뱅앤올룹슨은 창사 90주년 스페셜에디션인 오디오기기 ‘베오랩 90’을 선보이며 새롭게 꾸민 매장을 처음 공개했다. 뱅앤올룹슨이 공개한 AV기기 베오랩 90의 가격은 한 세트에 무려 9990만원. 크기와 무게는 각각 125㎝, 137㎏에 이른다. 1억원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AV기기 인기가 높아진 한국 매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다. 튜 맨토니 뱅앤올룹슨 CEO는 “전 세계 700여개 매장 중 압구정 본점은 매출 기준 상위 ‘톱5’에 들 정도로 성과가 좋다”며 “특히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좋은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수준을 높여놨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베오랩 90은 18개의 스피커 드라이버와 앰프를 탑재해 한 대에서만 대형 영화관 사운드에 맞먹는 8200W의 파워를 구현한다. 스피커 최상단에 있는 사운드 센서를 통해 소리의 폭을 조정할 수 있고(빔 위드 컨트롤 기능), 사운드 메인 출력 방향을 원하는 위치로 설정(빔 디렉션 컨트롤 기능)할 수도 있다. 또 스피커가 놓인 방의 환경을 분석해 최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액티브 룸 컴펜세이션’ 기능도 적용됐다. 이밖에도 스피커 온도를 조절하고 온도 변화에 따른 음질 변화도 막아준다.
매장은 제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매장 한 쪽에는 실제 거실처럼 꾸며놓은 ‘베오 리빙룸’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집에서처럼 기기를 직접 이용해 사운드를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헤드폰을 주로 생산하는 독일 업체 젠하이저는 서울에만 2개의 체험 매장 ‘뮤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젠하이저 역시 직접 사운드를 들어보고 제품을 구매하라는 자신감을 담았다. 젠하이저는 특별 청음 공간도 따로 마련해 고급 오디오 전용 헤드폰 청음과 TV 등 전용 무선 헤드폰 청음도 가능하게 꾸몄다.
◆가전업체도 사운드바·무선스피커로 공략=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삼성 오디오랩의 첫 작품 ‘무선 360오디오’를 공개했다. 360도 어디에서나 풍성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월에는 무선360 오디오 시리즈 세 번째 모델인 ‘R1’을 선보였다. R1은 오디오 상단을 두드리고(Tap), 쓸어 넘기는(Swipe) 방식의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편리함과 재미를 더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삼성 멀티룸 오디오 앱’을 통해서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할 수 있고, TV 등 제품들을 동시에 연결할 수도 있다. 출고가는 19만9000원이다.
TV와 함께 연결해 높은 출력을 통해 깊이 있는 사운드 효과를 더하는 ‘사운드 바’ 제품도 인기다. 사운드 바는 가로 형태의 긴 스피커로 TV나 다른 스마트기기와 연결해 깊고 풍부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TV화면이 휘어진 커브드 TV와 어울리는 ‘삼성 커브드 사운드바’는 기존 제품 대비 좌우 각각 2개 스피커가 늘어난 320W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한다. 2015년형 커브드 사운드 바 제품 출고가는 69만∼119만원이다.
LG전자 역시 지난 9월 곡면 사운드 바 ‘LAS885M’을 국내에 출시했다. 곡면 디자인에 메탈 소재를 적용한 이 제품은 360W 강력한 출력에 좌·우 각각 2개씩 총 4개의 스피커를 탑재해 자연스럽고 깨끗한 음질을 제공한다. 또 블루투스 뿐 아니라 와이파이 기능도 지원해 원음에 가까운 고음질 대용량 음원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사운드 바는 79만9000원, 실속형 사운드 바는 19만9000원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억’소리 나는 오디오, 일단 들어나보시죠!… 몸집 커지는 음향기기 시장
입력 2015-12-0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