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귀가서비스 받으시겠어요? 저희가 동행해 드릴게요.”
노란색 모자와 조끼, 붉은 빛이 반짝거리는 경광봉을 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는 여대생과 여성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부근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서비스를 하는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들이다.
서울시는 늦은 밤 귀갓길이 불안한 여성들을 위해 안심귀가스카우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밤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 및 청소년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성범죄 취약지역 감시 및 순찰을 한다.
이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3년 전만 해도 이용률이 저조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대학가나 원룸이 밀집한 지역에는 이용자가 더욱 많다.
“어머님 같은 분이 함께 으슥한 골목길을 동행해 주니깐 어두운 귀갓길도 무섭지 않고 안심이 돼요.” 자취를 하는 이화여대 4학년 장유진(23)씨는 취업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나올때면 안심귀가서비스를 받고 있다.
안심귀가스카우트들은 밤늦은 시간 학원버스에서 내리는 여고생들이 즉석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학생들을 집까지 바래대준다. 치안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에 휴대폰에 서비스를 신청하는 문자가 뜨면 서둘러 나가기도 한다.
안심귀가스카우트인 전병근(여·64)씨와 고민정(여·50대)씨는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화여대 부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지역순찰을 도는 것만으로도 치안유지의 효과가 있어 보였다.
3년전 1기부터 안심귀가스카우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전씨는 “이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알고 있고 누가 안심귀가서비스를 신청하는지 어떤 여학생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굳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나면 자연스럽게 집까지 동행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새벽 1시쯤 업무가 끝나고 신촌치안센터로 복귀해 일지를 기록하고 상황실에 보고를 한후 귀가하려고 할때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밤길 무서운데 동행해 주셔서 감사해요’ 전씨는 “이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심귀가서비스 신청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120’ 또는 구청 상황실로 전화하거나 스마트폰 앱 ‘안심귀가스카우트’를 통해 할 수 있다. 이어 배정된 안심귀가스카우트 이름과 만날 시간을 확인한 후 약속 장소에서 노란 근무 복장을 하고 있는 안심귀가스카우트를 만나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면 된다.
사진·글 이병주기자 ds5ecc@kmib.co.kr
[앵글속 세상] 엄마처럼 안전하게 동행… ‘밤길 보디가드’ 떴다
입력 2015-12-07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