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물결아카데미 신학강좌 현장 가 보니… 엄혹한 시대에 던지는 ‘따뜻한 신학’의 위로

입력 2015-12-07 18:35
새물결아카데미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전 8주 과정의 바이블 스터디 ‘하나님 나라’가 열린다. 아카데미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요한 목사가 신구약을 관통하는 하나님 나라를 주제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모자빌딩 5층. 출판사 새물결플러스와 새물결아카데미가 둥지를 튼 건물 한쪽 세미나실에서 ‘공공신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강좌가 열렸다. 8주 과정 중 6번째 시간으로 장신대 기독교문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승환 목사가 ‘도시신학으로서의 공공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1985년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 산하의 위원회가 발표한 ‘도시에서의 믿음(Faith in the city)’ 보고서를 소개하며 “당시 영국 성공회는 도시 슬럼가의 발생과정과 구조적 의미를 신학적인 통찰로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목회시스템 개발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예배장소를 넘어서 공적 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도시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관계 중심의 사역이 필요하고, 성도들을 좋은 시민으로 양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5차례 강연을 함께하며 가까워진 참석자 10여명이 토론을 벌였다. 저마다 대형교회부터 지방교회까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참석자는 평신도부터 신대원생, 중견 목회자까지 다양했다. 한 참석자가 “한국 목회자들은 아직도 교회 위치를 정할 때 개발호재를 따지고 교인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고민한다”며 “도시 공동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아직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카데미는 지난 10월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 사유하는 훈련과 시대를 읽어내고 사람을 보듬고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신학이 필요하다’는 기치를 내걸고 8주 과정으로 첫 강좌를 열었다.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기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두 달간 성서신학, 기독교 사상, 인문학을 근간으로 하는 분야별 정기 강좌와 바이블 스터디, 무료로 제공되는 대중공개강연을 열었다. 강영안 서강대 명예교수, 옥성득 미국 UCLA교수 등이 나선 개원 특강에는 1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그간 빠짐없이 수업을 들어온 보수교단 소속의 중견 목회자는 “교단 총회에서는 물론 다른 목회자와도 쉽게 나눌 수 없는 주제에 대해 강의를 듣고 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설교와 목회 현장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목회자에게 필요한 지적 자극과 고민을 던져준다는 얘기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김요한 목사는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들, 지역교회 안에서 신앙적인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마음 둘 곳을 못 찾던 중 이곳을 찾아와 성경을 공부하고 기독교강좌를 들으며 대안적인 위로를 받는 것 같다”며 “이들이 다시 기독교로 귀의하기 위한 중간 돌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초부터 두 번째 강좌를 시작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