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후임 장관으로 기재부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면서 과거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기재부 출신 장관을 떠올리며 걱정이 커지는 모양새다.
부산 지역 출마가 유력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 후임으로는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추경호 국무총리실장, 이관섭 산업부 1차관, 김재홍 코트라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추 실장은 기재부 1차관을 역임했고 김 사장은 산업부 1차관 출신이다. 수적으로는 기재부와 내부 출신이 2대 2로 박빙이지만 현재로서는 기재부 출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최근 산업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15년 전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현 니어재단 이사장) 시절이 자주 언급된다고 한다.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차관 출신인 정 장관은 취임 이후 산자부의 내부개혁에 나섰다. ‘버럭 장관’이란 별명만큼 사무관부터 1급까지 모아놓고 토론을 벌이면서 이른바 ‘깨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재정경제부 사무관이 너보다 낫겠다’라는 정 장관의 말에 상처받은 간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보다 당시는 인사권 등에서 장관 파워가 셌다”면서 “9개월간의 짧은 재임 기간이었지만 하고 싶은 것은 다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기재부 출신 장관이 온다면 ‘재무부는 파워풀(powerful)하고, 상공부는 컬러풀(colorful)하다’는 옛말처럼 기재부와 다른 부처 특성을 잘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관가 뒷談] 산업부 “기재부 출신 장관 올라” 끙끙
입력 2015-12-07 18:44 수정 2015-12-08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