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6일(현지시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역대 최대 득표율을 거둔 데는 FN의 ‘새로운 원더걸(wonder girl)’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25)의 역할이 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마리옹은 마린 르펜(47) FN 대표의 이종조카로 이번 선거에서 직접 남부 광역단체인 프로방스 알프코트다쥐르 단체장 선거에 나가 40%가 넘는 득표율을 거둬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은 파리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역동적인 곳으로 프랑스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선거구에 해당한다. 특히 선거 때 TV토론에서 경쟁자인 제1야당 후보인 알랭 쥐페(72) 전 총리를 압도하는 토론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쥐페 전 총리는 2017년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 오는 13일 결선 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대선행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현지 언론들은 결선에서도 마리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마리옹은 비단 자신의 선거구뿐 아니라 FN의 홍보대사 격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어 ‘우파’를 꺼리는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섰다. 특히 출렁이는 금발에 174㎝의 큰 키가 매력적인 외모 덕에 거의 매일 TV에 노출되면서 4년 전까지 할아버지 장 마리 르펜(87)이 오랫동안 이끌어온 FN의 ‘늙은 당’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외신들은 “괄괄한 목소리의 이모(마린 르펜 대표)보다 나긋나긋한 마리옹이 TV 연설에 더 적합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구면이다. 이미 3년 전 총선 때 남동부 카르팡트라 지역구에 출마해 프랑스 의정 사상 최연소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파리2대학 법학과 학생 신분이었다. 텔레그래프는 “마리옹이 3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승리함으로써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 정치권에서 가장 빠른 정치적 업적을 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녀에게는 한 살짜리 딸이 있으며, 남편은 2012년 총선에 나갔다가 패배한 뒤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유럽 정치지형 바꾸는 두 명의 ‘르펜’] 늙은 극우당 회춘시킨 25살 금발의 ‘원더걸’
입력 2015-12-07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