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은 법원으로 로스쿨생은 법무부로… ‘사시폐지 유예’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15-12-08 04:03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권민식 대표(가운데) 등이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시 존치, 로스쿨 학생들 자퇴서 수리를 촉구하고 있다(위쪽 사진). 이날 이철희 학생협의회장 등 로스쿨 학생 대표들은 ‘사시 폐지 유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들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향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입장을 발표한 뒤 사시 존치를 원하는 쪽과 로스쿨로 일원화를 바라는 쪽이 각각 ‘실력 행사’에 나섰다. 1인 시위, 민원·성명서 제출은 물론 삭발식까지 불사하고 있다. 법무부가 “최종 입장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타협점’ 없는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치닫는 중이다.

‘사시 존치를 원하는 고시생 모임’은 7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 학생들의 자퇴서를 즉각 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로스쿨 학생들이) 본분을 망각한 학사일정 거부와 자퇴서 제출, 법무부 장관 퇴진 운동으로 국민과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모(30·여)씨 등 3명은 오후 2시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로스쿨 학생의 자퇴서 제출에 분개한다”며 삭발식을 가졌다.

이에 맞서 로스쿨 학생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법무부를 찾아가 ‘사시 폐지 유예’ 철회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 로스쿨생들은 법무부를 비롯해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을 내린 것은 법치에 대한 도전이자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칼날’이 향하는 곳은 최종 결정권을 쥔 국회다.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상대로 ‘전원 면담’을 요청했다.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장은 국회 정문 앞에서 ‘가난한 내 제자들 로스쿨 못 간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