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나는 독일 크리스천 귀족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그리스도교계의 개선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모아 보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평신도의 노력을 통하여 그의 교회를 도와주실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 일을 당연히 더 행해야 할 성직자가 전혀 무관심해졌기 때문입니다.’(마르틴 루터)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1483∼1546)는 1520년 ‘독일 크리스천 귀족에게 보내는 글’이라는 제목의 신학 논문에서 ‘만인사제론’을 다루며 평신도에게 교회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루터는 사회지도자이면서 동시에 교회의 중요지체들인 평신도들로 하여금 교회개혁에 나서도록 그 책임과 권리를 일깨운 것이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한 제4회 공개강연회에서도 평신도의 사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참석자들은 평신도의 직분과 권위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평신도가 목회자와 동등하게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틴 루터의 만인사제론과 평신도의 권리와 책임’을 제목으로 발표한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평신도는 목회 대상이거나 영적 교육의 피교육자만이 아니다”며 “평신도 역시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하는 핵심주체로서 보편적 사제직을 가지며 교회개혁과 성장, 쇄신에 주인공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신도는 교회의 정치적, 행정조직 구조인 총회와 노회, 당회, 각종 위원회에 형식적 대표성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면서 “평신도 안에서도 청년, 남녀 성비 등에 따라 동등한 참여가 보장되고 발언과 정책결정이 가능한 구조로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은 ‘21세기 한국교회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평신도들이 교회연합 운동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 평신도들은 전국 곳곳에서 평신도 연합운동을 일으켜 교파의 벽을 허물고 사이비 이단의 진리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교회 주인공은 평신도” 각별한 사명 촉구… 혜암신학연구소 공개강연회
입력 2015-12-07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