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할렐루야교회 2층 로비. 많은 교인으로 북적이는 가운데 말쑥한 차림에 유난히 활기가 넘치는 노신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여운학(83) 장로다.
그는 기독출판사 규장의 설립자로 유명하다. 10여년 전 출판사를 떠난 후 말씀 암송을 강조하며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세우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국민일보 창간 독자다. 매일 아침 집에서 신문을 받아본다. 여 장로는 “국민일보가 이 땅에 안 나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는 말로 신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단과 사이비 언론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복음 실은 국민일보는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역경의 열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의 간증 듣기를 좋아한다”며 “이 코너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전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일보가 기독교의 파수꾼 노릇을 잘해 왔다”고 평가했다. 무엇이 이단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을 때 이를 파헤쳐서 보도하고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 장로는 “결코 여기에서 만족하고 머물러선 안 된다”며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로 시작하는 이사야 60장 1절을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 말씀은 잘 알지만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라고 이어지는 2절은 잘 모른다”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그림인데, 마치 오늘날 한국 상황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시대를 일깨우는 선지자적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고 진리를 수호하면서 앞을 비추고 안내해야지, 뒤를 따라가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독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비위를 맞추거나, 세상이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라고 회피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팔순이 넘었지만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세상과 부지런히 소통한다. 격일로 ‘여운학의 도전일기’를 페이스북에 올린다. 사용법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벌써 친구가 2227명이다. 카카오톡으로도 400여명의 지인에게 도전일기를 보낸다. 그는 “나같이 우둔한 사람도 SNS로 효과를 보는데 국민일보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온라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라고 주문했다. 또 “구체적인 방향과 프로그램은 기도로 준비하고 자꾸 실패해도 몸부림치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면서 “신문사 안에 머물지 말고 독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집해서 좋은 것은 자꾸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장로는 한국교회가 가정을 세우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소홀한 현실에 아파하면서 “한국교회가 제대로 못 하는 일을 채찍질하는 것 또한 언론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말씀에서 답을 찾는 훈련이 안 돼 있어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안이 바로 말씀 암송이다. 그에게 말씀 암송은 단순 암기가 아니라 ‘말씀이신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시는 것’이다. 그는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같은 말씀을 반복하며 읽다 보면 그 안에 심어진 뜻을 깨닫게 된다”며 “때로는 은혜로 평화로 기쁨으로 깨달음으로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씀 양육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아이들이 순전하게 말씀을 받아들이는 5∼7세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 장로가 ‘303비전성경암송학교’를 세워 ‘유니게 과정’을 만들어 부모를 가르치고, 아이들을 선발해 자비로 마련한 장학금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교육받을 때는 반짝 열심히 하지만 끝나면 다시 또 무너지는 부모와 아이들을 보면서 결국 말씀 암송의 중요성을 목회자가 깨닫고 교회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목회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시편 57편 8절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를 언급하며 시대를 깨우는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여 장로는 “국민일보가 그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국민일보 창간 독자 2인] 기독출판사 ‘규장’ 설립자 여운학 장로
입력 2015-12-10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