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변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인체 영향을 놓고 환경단체와 한수원간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이 진행한 ‘월성원전 주변 주민 삼중수소 영향평가’에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결론내렸음에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삼중수소가 원전주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7일 한수원에 따르면 월성원전 민간 환경감시기구가 의뢰한 ‘월성원전 삼중수소 영향평가’는 지난해 6월부터 올 8월까지 동국대, 조선대, 원자력의학원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했다.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 250명과 대조군으로 경주시내 주민, 울진원전 주변지역 주민 각 125명씩 총 250명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통해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했다. 이중 50명을 대상으로 염색체 이상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월성원전 주민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5.50 Bq/L(1리터당 베크렐)로 울진 주민 4.29 Bq/L, 경주 주민 3.21 Bq/L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
또 월성 주민들의 89.4%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돼 울진 40.8%, 경주 18.4%에 비해 월성 주민들의 노출 정도가 높았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사선량은 100mSv(밀리시버트) 이상이며 일반인에게 허용되는 연간 기준 방사선량은 1mSv로 적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월성원전 주변 주민 중 가장 많이 검출된 삼중수소 양(28.8Bq/L)을 방사선량으로 나타내면 0.0006mSv이다. 연간 일반인 방선선량 기준치인 1mSv의 0.06%로 인체영향은 무시해도 될 만큼 매우 적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한수원 측은 검출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을 일반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엑스레이 검사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대 검출수치인 28.8 Bq/L(0.0006mSv)는 엑스레이 1회 방사선량(0.05mSv)과 비교하면 83년 넘게 노출돼도 엑스레이 한 번 찍는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적은 양의 방사선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도 있다”면서 “건강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환배 경북대 방사선과학연구소장은 “방사능은 지구탄생과 함께 생성돼 누구나 영향을 받는 자연방사능과 병원의 X선·CT 검사, 방사선치료, 원전운영시 생성된 인공방사능으로 나누지만 인체 영향을 기준으로 볼 때는 똑같다”면서 “인공방사능이 자연방사능 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밝혔다.
김종욱 월성원전 방재대책팀 차장은 “2014년 월성원전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4만9000Bq/L로 주변지역 평균(5.5Bq/L)의 8000배가 넘는다”면서 “원전 종사자는 연간 방사선량 기준치를 일반인에 비해 20배 높은 수준(20mSv·삼중수소 94만8330 Bq/L)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83년 노출돼도 X선 한 번 찍는 방사선량”… 월성원전 주변 ‘삼중수소’ 유해 논란 오해와 진실
입력 2015-12-07 22:08